2D 2.5D NOTICE GUEST

 테토라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오늘 집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던 순간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히나타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자, 잠깐. 조금 크지 않아?”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평범하다고 생각함다.”


 침대에 누운 히나타의 눈동자가 가볍게 흔들렸다. 위에서 그런 히나타를 내려다보고 있던 테토라가 민망함에 볼을 긁적였다. 히나타의 손이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아플 것 같아.”

 “그럼 그만 둘까요? 히나타군이 아프다면 굳이 무리하고 싶진 않슴다.”

 “으음…… 하지만 그건 싫어. 테츠군이랑 하고 싶은 걸.”

 “제멋대로네요.”

 “너무해! 그래서 좋다고 해놓고선!”

 “그런 말 한 적은 없는데요.”


 딱 자른 대답에 히나타가 볼을 부풀렸다. 괜히 어리광을 피우고 싶은 마음에 볼멘소리를 내려고 하자 테토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뭐, 그렇지만…… 그런 히나타군도 좋슴다.”


 순간 히나타의 눈이 크게 뜨였다. 처음 들어본 것도 아니면서 양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 반응에 테토라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벌써부터 붉어지면 어떡함까.”

 “……테츠군 야해!”


 말은 그렇게 하는 주제에 히나타는 양 팔을 뻗어 테토라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마치 고양이가 애교를 피우듯 제 머리칼을 잔뜩 비비적거리고선 테토라의 뺨에 살짝 키스했다. 좋아한다는 말은 언제, 누구에게 들어도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제 애인이 해주는 것만큼 가슴이 벅차는 경우는 없었다.


 “조금 크지만 테츠군이라면 괜찮아! 다 받아 줄게!”

 “히나타군, 말이 좀…….”

 “진심이라구.”


 장난기 넘치는 웃음이 얼굴 가득 번졌다. 가볍게 말하지만 진심은 진심일 것이다. 히나타의 장난이나 진심을 못 알아 볼 정도의 사이도 아니었다. 테토라는 눈을 내리 깔고선 히나타의 목덜미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바스락거리는 시트 소리에 히나타의 떨림이 담겼다.


 “그럼 저도 진심으로 할검다.”


 히나타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콱 깨물며 테토라가 낮게 말했다. 슬쩍 고개를 낮추자 테토라의 반짝이는 눈빛과 시선이 닿았다. 순간 히나타의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오싹할 정도로 좋았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히나타는 정말로, 그의 모든 것을 다 받아 주고 싶었다.



 *



 히나타가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진 뒤였다. 창문 밖이 어두운 것을 보고 히나타는 제 몸 상태도 잊고 벌떡 일어났다가 허리 아래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얼굴을 찌푸려야만 했다.


 “아, 히나타군. 일어났슴까?”

 “테츠군! 왜 안 깨웠어?”

 “괜찮슴다. 유우타군에겐 전화를 해뒀으니까.”


 마침 방 안으로 들어온 테토라가 침대 맡에 앉으며 말했다. 히나타가 잠들어 있던 사이 유우타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유우타가 내일 학교 가는 날인 걸 잊지 말라고 잔소리한 것까지 굳이 입에 올리진 않았다.


 “테츠군은 정말 거짓말을 못 하는 구나.”


 테토라의 도움을 받아 다시 침대에 누우며 히나타가 중얼거렸다. 민망함에 테토라는 헛기침만 했다. 제가 생각해도 좀 도가 지나치긴 했다. 아무리 다 받아 준다고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할 건 아니었는데. 눈물 범벅이 된 채 테츠구운, 하고 길게 울던 히나타가 아직 생생했다. 엉망이 된 모습으로도 마치 아이처럼 자꾸 손을 뻗고 안기는 것이 못내 좋아 자꾸 그 안을 파고들던 제 자신은 다시 생각해도 살짝 이성이 날아가 있던 것이 확실했다. 그래도 안에 해달라면서 귀를 살짝 깨물던 히나타를 무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 번이고 거듭된 행위가 끝나자마자 기절하듯 잠이 든 히나타를 보며 얼마나 한숨을 쉬었던가. 하도 훌쩍거려 붉어진 히나타의 눈가에 사죄의 입맞춤을 반복하며 테토라는 열심히 뒷정리를 했다. 히나타의 몸을 닦고, 더러워진 시트를 정리하고,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들을 주우며 테토라는 체력을 길러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배고프면 집에 라면…… 있슴다.”

 “……이미 먹은 거 아니야?”


 히나타의 새침한 시선이 뺨가에 와 닿았다. 크흠. 테토라는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뻔뻔한 얼굴을 했다.


 “전 먹었지만 히나타군은 아직이니까요.”


 히나타가 시트를 올려 얼굴을 덮었다. 테츠군 야해. 웅얼거리는 소리는 이불 밖에서도 다 들렸다.